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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강복주

 

칼과 불이 노닌다

수많은 단련

 

칼과 불이 놀지 않고

각이 설 때도

요리는 노닌다

 

즐거움에도 각이 있고

각이 격이 되고

 

열정과 사랑으로

칼과 불이 노닌다

 

드래곤이

프라이팬에 갇혔다

 

사랑은

칼과 불을

요리 하나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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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던 추억

 

                                              강복주

 

흘러가는 노래들

다같이 듣던 노래도 있지만

홀로 듣던 노래들이 많아

 

추억은 나만의 비밀이 되어

맴맴 고여있는가

 

매번 샘솟는 새 노래는

우리의 역사

 

말하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함께 들어줘

 

어쩌면 다른 생각, 다른 취향

나와 너같은 섬과 섬 사이 흐르는 바닷물처럼

넓은 기억이 될 거야

먹먹한 추억이 될 거야

여전히 말할 수는 없지만

 

흐르고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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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되, 존재하지 않아야

 

                                                   강복주

 

네가 참 좋지만

불안정한 우리가

때때로 서로를 싫어할 때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지만

좋아함을 버려야

그것이 좋아함이 되기도 하는 것같아

 

연결되지 못하는 어느 저녁,

며칠째 연락이 되지 않으며

마음이 되려 편해지고

오히려 좋아지던

 

그래서 인연인가 싶었던

그래서

말 없는 이별을 고함

 

너도 나도 말없이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알면서

 

참으로

너를 위하여

나는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구나

 

불안정은 솥에 끓는 약물처럼

완성이라는 죽음의 끝에서야 안정될 테고

그제야 나는 네게 함께 가자, 손 내밀 수 있을까

 

시간은 앞으로 가고

우리의 동행은

이별이라는 긴 통로에서

완벽히도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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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를 켜켜이

 

                                           강복주

 

마음은 수시로 변하고

좀 더 확실했으면 좋겠다

그곳에 반지를 켜켜이 쌓아

시멘트를 발라놓으면

반지의 테두리는 너무 좁아서

움직이는 마음이

뒤흔들어 놔

기울어져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어진 시멘트가 점점 굳혀져

과거는 지워지지 않아

우리도 유연했던 과거에

좀 더 중심을 잡았어야 했어

그러나 시멘트를 깨부수고

당신은 갑갑한 반지를 벗고

아무것도 없을 때

당신은 다가와 주던 고마운 사람

시멘트를 후회하는 내게 다가와

눈물 같은 반지 딱 하나를 끼워주며

너에게 반지를 끼워주고 싶었지만

손가락이 굳어 있었어

말하던

당신은 사랑이었네

움직이는 마음이

여기로 올 줄을 몰랐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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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이 차갑다하던,

 

                                            강복주

 

시린 날을 너무 걸어왔나봐

내 품이 차갑다하던

너와

차마 다 털어놓지 못하고

앞으로 가야만 하는

 

어느 날에는

눈이 오고 있었어

푸른 패딩으로 껴안아도

바깥은 추웠고

 

내 심장이 아직 뛰고 있다는 사실은

너조차도 모르는 것같아

 

살아서 걷게 되는

이 설원의 끝

삶 자체가 뜨거운 것이라

우리는 입김을 뿜고

 

함께 걸어가면 좋겠지만

이 끝엔 아무 것도 없을 수도 있기에

봄을 기다려보자고

 

행동하지 않는

혀와 눈밭

 

차가운 냉혈은 푸른 색

따뜻한 온혈의 껍데기가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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