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시멘트의 심장

 

                                         강복주

 

시멘트의 심장은

사람에게 있다

 

편리하고 냉정하고 딱딱한 것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따뜻하게 움직이는 사람이다

 

심장이 뛴다

시멘트가 변한다

우리가 보는 것들이 변한다

 

오래도록 굳어도

사람은 긁어내고

또 그의 심장을 바라본다

자신의 심장이 반사된

묻혀있는 벽에서

 

 

반응형

'자작시 > 지하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과 죽음  (0) 2023.01.22
혼자 남다  (0) 2023.01.21
  (0) 2023.01.19
울음소리  (0) 2023.01.18
물수제비  (0) 2023.01.17
반응형

 

 

 

                                 강복주

 

공 안에는 바람이 들어있다

움직이는 바람이

피부를 펼친다

 

아무 것도 없는 것도

꽉 차 있는 것도

아니어도

움직인다는 사실로

움직이지 않았다

 

꽉 막고 있는 가죽은

튼튼하다

 

탕탕

통통

 

그 한 동안

즐겁게 놀아보자

 

 

 

반응형

'자작시 > 지하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자 남다  (0) 2023.01.21
시멘트의 심장  (0) 2023.01.20
울음소리  (0) 2023.01.18
물수제비  (0) 2023.01.17
펭귄  (0) 2023.01.16
반응형

 

울음소리

 

                                 강복주

 

야생의 날 것이다

본능의 감정이다

 

저 멀리 들려오는

늑대의 울음소리가

이젠 두렵지 않지만

 

집 안의 개 한 마리도

따라 우는

저 파동

떨고 있다

 

우리도

울음이 있고

그 다음의 기쁨이 있다

문화가 있다

평온한 표정이 있다

 

아이가 울고 있다

 

 

 

반응형

'자작시 > 지하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멘트의 심장  (0) 2023.01.20
  (0) 2023.01.19
물수제비  (0) 2023.01.17
펭귄  (0) 2023.01.16
냉동실  (0) 2023.01.15
반응형

 

 

물수제비

 

                               강복주

 

묘기였다

가라앉지 않는 것은

 

손 안에 가볍게 쥐어지는

무거운 돌은

통통

발을 구른다

 

타이밍이 좋다

가라앉을 때

힘을 받아 탁 튕겨져

 

파문,

그리고 파문

 

가라앉을 때

던진 사람을 애간장을 녹이며

 

파문이 잦아든다

 

너는 물 안에서 살고

우리에겐 잊혀지겠지

그러나 불현듯

그 묘기가 떠오를 때,

그 곳을 찾아가리라

 

이끼와 함께 사는

돌멩이를 볼 수는 없겠지만

또 다른 돌멩이가

발에 걸려

 

기억으로

손을 뻗는다

 

 

 

 

반응형

'자작시 > 지하철'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23.01.19
울음소리  (0) 2023.01.18
펭귄  (0) 2023.01.16
냉동실  (0) 2023.01.15
우체국  (0) 2023.01.14
반응형

 

 

펭귄

 

                                            강복주

 

펭귄 한 마리가

뒤뚱뒤뚱 걸어와

잠수를 한다

 

가볍지 않은 몸도

때로는 이 극지의 땅에서

필요하다

 

공기를 모두 뺀 뼈는

툼툼한 몸과는 달리

가벼움을 가볍게 버렸다

 

때로는 날개도

잠수하기 위해 필요하다

 

가라앉다가 물고기를 들고 빠져나와

지상에서 꼿꼿히 서서

알을 품는다

 

 

 

반응형

'자작시 > 지하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음소리  (0) 2023.01.18
물수제비  (0) 2023.01.17
냉동실  (0) 2023.01.15
우체국  (0) 2023.01.14
양파  (0) 2023.01.13

+ Recent posts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