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의 심장
강복주
시멘트의 심장은
사람에게 있다
편리하고 냉정하고 딱딱한 것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따뜻하게 움직이는 사람이다
심장이 뛴다
시멘트가 변한다
우리가 보는 것들이 변한다
오래도록 굳어도
사람은 긁어내고
또 그의 심장을 바라본다
자신의 심장이 반사된
묻혀있는 벽에서
공
공
강복주
공 안에는 바람이 들어있다
움직이는 바람이
피부를 펼친다
아무 것도 없는 것도
꽉 차 있는 것도
아니어도
움직인다는 사실로
움직이지 않았다
꽉 막고 있는 가죽은
튼튼하다
탕탕
통통
그 한 동안
즐겁게 놀아보자
울음소리
울음소리
강복주
야생의 날 것이다
본능의 감정이다
저 멀리 들려오는
늑대의 울음소리가
이젠 두렵지 않지만
집 안의 개 한 마리도
따라 우는
저 파동
떨고 있다
우리도
울음이 있고
그 다음의 기쁨이 있다
문화가 있다
평온한 표정이 있다
아이가 울고 있다
물수제비
물수제비
강복주
묘기였다
가라앉지 않는 것은
손 안에 가볍게 쥐어지는
무거운 돌은
통통
발을 구른다
타이밍이 좋다
가라앉을 때
힘을 받아 탁 튕겨져
파문,
그리고 파문
가라앉을 때
던진 사람을 애간장을 녹이며
파문이 잦아든다
너는 물 안에서 살고
우리에겐 잊혀지겠지
그러나 불현듯
그 묘기가 떠오를 때,
그 곳을 찾아가리라
이끼와 함께 사는
돌멩이를 볼 수는 없겠지만
또 다른 돌멩이가
발에 걸려
기억으로
손을 뻗는다
펭귄
펭귄
강복주
펭귄 한 마리가
뒤뚱뒤뚱 걸어와
잠수를 한다
가볍지 않은 몸도
때로는 이 극지의 땅에서
필요하다
공기를 모두 뺀 뼈는
툼툼한 몸과는 달리
가벼움을 가볍게 버렸다
때로는 날개도
잠수하기 위해 필요하다
가라앉다가 물고기를 들고 빠져나와
지상에서 꼿꼿히 서서
알을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