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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는 기다림의 끝에서

 

                                             강복주 

 

멀리 가던 나그네는

통하는 길을 벗어나

직선으로 갔었지

소문이 무성한 것을

듣기만 했던

 

집 주변

교차로를 맴맴 도는

여름의 어느 날,

5년이었던가

여기 살던 것이

 

멀리 가던 나그네는

막혔을까 막히지 않았겠지

다른 종류의 생명이니까

내가 꿈틀거릴 동안

저 멀리 갔겠지

 

그리움은 한 달만

지도록 하자

텅 빈 울림통은

크게크게 울리지만

여기서 떠날 수 없는

 

나그네를 기다리는

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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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하기 위하여,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으리

 

                                                                    강복주

 

집착하면 떠나버리는,

사랑이 뭘까요?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왜 칼날이 되는지

스스로가 싫어지는

본질의 슬픔

나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으리

다짐했을 때 누군가와

인연이 되고 그는

내가 사랑에 얽매이지 않아야만

나를 아낌없이 사랑한다고 합니다

그 모습이 안타까워 다가가면

집착이 되어

옭아매는 슬픔과 증오가 되어,

나는 다짐합니다

나는 사랑하기 위하여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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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먹은 시계

 

                                         강복주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나는 느리게 변하고

한 번도 맞지 않는 시계는

울적한 웅덩이에

한 번 들어갔다 나왔던가

 

따스하게 말려주는 빛도 있었고

다정하게 들리는 소리도 있었지만

단 한 번 들어갔다 나왔다고

시계는 의미없어졌을까

 

어느 사람이 그런 시계를

그렸다

초침 변하지 않고

제 멋대로 흘러도

멋있게 남아있던 자신

 

어느 이는 몇 장이고 사진을 찍었다

나는 배경으로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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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인

 

                                               강복주

 

길을 걷는 사람들

도인은 한 명이 아니었고

저 먼 곳에서

한 명씩 도착하는

어느 광장에서

 

나는 아이스크림을 팔았네

오가는 대화를 들으며

 

어떻게 하면

아이스크림이 더 건강히 맛있을까 연구한

아이스크림 도인을 보면서,

 

대충 만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시원하다 웃는

도덕의 도인을 보면서

 

지폐를 헤아리며

 

나도 언젠가 참석할 수 있음을 알았네

광장까지 오는 길을 알고 있기에

 

도인이라기엔 길 아닌 길로 이 곳에 왔지만

도인으로 알아주는 이도 없었으며

이 곳을 거쳐 다시 다른 곳으로 떠나겠지만

길 중앙의 그 광장은

기억 속에 남아있을 거였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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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집착

 

                                        강복주

 

이 뿌리 깊은

집착

 

지독한

방어기제

 

내 몸을 파고드는

집착의 뿌리는

가시처럼

가시처럼

커갈수록

보이지 않는 상처

땅바닥에 피어난 장미처럼

 

이 뿌리를 뽑으면

나는 살 수 있을까

과연 살 수 있을까

 

낱낱이 박힌

빨간 점

그 것은 다만 건조해서

생겼다고 했지만

과거에

내가 뽑던 뿌리였을까

 

이제 아프지 않은 흔적이지만

아픔은

변하는 공기처럼

존재하고

깊은 잡초의 뿌리처럼

박혀있고

 

나는 강렬하게

나를 보는데

남은 자욱엔

흔적이 남았네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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