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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태풍 불던 날, 꽃
강복주
꽃은 비를 좋아할까요
태풍예고가 된 어느 날
어느 밭에 풀과 어울려
반기지 않는 곳에서 피어난
예고 없던 자신의 씨앗을
스스로는 몰랐었죠
TV에서 매시간 매분 매초 방송하는
태풍의 뉴스도 꽃은 몰랐었죠
어디에서 온 줄 모르고
어디로 갈 줄 모른 채
그저 웃어주었어요
안타까워 하더라도
태풍 막아줄 이는 없지만
버티면
꽤 영양가가 많았다고
추억하게 될지도 몰라요
살아남는 게
사랑이어서
바람에 펄럭이는
우리네 마음은
아무 것도 해주지 않았고
그 걱정은 바람결에 훌훌 날아가
웃듯이 흔들려요
홍수만 되지 않으면
홍수가 되더라도
물은 꽃을 키우기에
버틸 자신의 뿌리를 알고자
더더 내려가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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