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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된 노트북 

                                              강복주 



비오는 날 생각이 나 찾아본 
먼지쌓인 오래된 전자제품이
불빛 비추는 추억 속에는 
1년이 켜켜이 쌓이면 
점점 햇수가 얇아져요 


교환해달라고 팔기엔 애매하고 
추억이 되기엔 
아직 과거가 되지 않은 
어느 시점에서 


나의 나이도 중간이 되고 


무엇을 해야할까 
헤매이기만 하는 
짧은 시간 속, 
이제 지나간다는 것은 알지만 


솜씨 좋은 사람은 다시 조립하여 
그 안의 금을 빼내는데 


나는 방치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제 뭘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추억은 불빛과 
희미해져요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믿을 수 없었지만 
시간은 단단한 집안에서 바라본 폭풍처럼 

모든 걸 씻어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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