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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인형

 

                                       강복주

 

오래 메고 다녔던

가방의 밑에 달랑이는

오래 함께였던

부엉이 인형

 

눈 하나는 빠지고

딱 붙여논 나뭇가지는

흔들흔들

 

말 수도 없이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

보지 못하는 새에

 

부엉이를 빼놓고

허전해진 가방

언젠가는 모두 이별할 지라도

함께한 시간은 버려지지 않으니까

 

매달린 자리에 걸린

시간의 양날은

잔인하기도

따스하기도

네가 있었다는 것이

변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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