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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강복주

 

 

마루에 번지는 태양 아래에

생을 아는 작은 노견 한 마리가

쌕쌕 숨을 쉰다

 

주인의 그늘 아래에서

생로병사를 알고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

새하얀 털이 빠져 흩날렸다

 

주인은 껴안기만 하고

마음은 저 자신만 알아

고통에 눈물 흘리기도 했지만

기어이 눠야 할 곳에 가서

똥을 싼다

 

제 맘 같지 않은 다리를 보며

주인의 눈물을 보며

그렁그렁 맺힌 눈물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

 

말하지 않고

짖지도 않고

저 하늘을 생각한다

 

태양이 오는 길에 그늘이 지고

노견의 마음은 길어졌다

언제나 강아지 같던 생의,

생의 마지막은 너와 우리가 같았고

너는 과거의 기억을 정리하며

눈을 감고 다시금 누웠다

 

언제나 강아지 같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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