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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

 

                                        강복주 

 

어느 집에나 작은 살성이 있다

예로부터 칼의 역사가 세상을 휘둘렀지만

너는 세상과 무관하게

다만 이롭게 쓰이기 위해

날 벼린 미소를 짓는 듯 하다

 

귀엽다고 함부로 대하면 베어버리리

짖궂은 웃음을 짓지만

식칼도 무서울 때

너는 한 손에 꼭 쥐어져 적절한 크기의 사나움을 뿜는다

너의 작은 날카로움은 다만 매일 쓰이고 있다

 

나의 모진 부분도

너와 같이 쓸모있게 벼려졌으면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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