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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야만 보이는 그 모양새

 

                                         강복주

 

시끄러운 새벽

번화가의 원룸은

잠들지 않고 굴러갑니다

 

적막이 좋아

여기까지 왔지만

 

집에서 멀어질수록

세상은 왁자하고 시끄럽습니다

 

자연과 멀어져

쉬는 법도 배우지 못했고

일하는 법도 배우지 못했던

나는 다만 뒤엉켜

세상의 수레바퀴에

깔려버린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요

어느 날 조용한 저녁에

행복을 느끼기 위해

수레바퀴는 왔겠지요

왔다가 머무르지 않고 갔겠지요

 

집에 돌아온 어느 날,

나는 배우기 위해

등 한복판의 깔린 자욱을

튼튼하게 덧대었습니다

 

자연의 밤낮을 엮고

거북이의 등처럼

달팽이의 집처럼

내 안의 휴식처를 만들어

요란한 새벽을 피하겠습니다

그 때는 수레바퀴를 타지 않고

쉬어야만 보이는 그 모양새를 바라보겠습니다

그 것은 수레바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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