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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
강복주
잠 못 드는 밤
온몸을 뒤틀며
어둠을 덮어 보셨는지요
기약 없는 내일을 위하여
시간을 넘겨보지만
빈 책자 너머로
읽지도 않은 마지막 권이 보이고
눈은 다 보리라는 집착으로
눈 감아야 볼 수 있는 책을
떴다 감았다하며
내일은 어쩌지
내일은 어쩌지
걱정만 깊어갑니다
시간은 어둠을 마시고
간신히 닫긴 꺼풀 위로
어설픈 꿈속 이야기가 오갑니다
오래된 기억 속으로 들어 갔다 나온
한 명의 일꾼은
짧은 경계 속에
긴 경계 속에
서 있지만
생각할 겨를 없이 일어납니다
오늘은 짧았기에
내일은 더 긴 이야기가 보이리라 생각하며
경계 밖으로 터벅터벅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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