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불면

 

                                     강복주

 

잠 못 드는 밤

온몸을 뒤틀며

어둠을 덮어 보셨는지요

 

기약 없는 내일을 위하여

시간을 넘겨보지만

빈 책자 너머로

읽지도 않은 마지막 권이 보이고

 

눈은 다 보리라는 집착으로

눈 감아야 볼 수 있는 책을

떴다 감았다하며

 

내일은 어쩌지

내일은 어쩌지

걱정만 깊어갑니다

 

시간은 어둠을 마시고

간신히 닫긴 꺼풀 위로

어설픈 꿈속 이야기가 오갑니다

오래된 기억 속으로 들어 갔다 나온

한 명의 일꾼은

 

짧은 경계 속에

긴 경계 속에

서 있지만

생각할 겨를 없이 일어납니다

 

오늘은 짧았기에

내일은 더 긴 이야기가 보이리라 생각하며

경계 밖으로 터벅터벅 걷습니다

 

 

 

반응형

'자작시 > 작은 시집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인  (0) 2022.04.11
장미잎사귀  (0) 2022.04.10
방울토마토  (0) 2022.04.08
봄이 참 예쁘다고  (0) 2022.04.07
기약  (0) 2022.04.0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