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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풍경
강복주
새 것같지 않은 유리탁자에
떡 몇 점 올라와 비닐이 반쯤 벗겨져 있고
할머니들은 수다를 떨고
덩치 큰 새댁은 덩치큰 고사리손으로
파마기를 하나하나 주워 원장님에게 건네고
그런 따뜻함이 얼어있는 공기의 어느 날
편안하게 맞이하는 원장님에게
온몸에 문신이 있는 마른 사람이 입구를 딸랑인다
조폭이라도 다녀간 것일까
나간 사람과 들어오는 나
머리를 감는 시간에 그 사람들에 대해 묻는다
"그 사람들, 벙어리예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런거지.
사람들은 착해요. 잘라주는 데가 없어 멀리서 왔다던데."
내 눈으로는 그렇게 볼 수 없지만
원장님의 눈으로, 또는 어른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나는
원장님이 만든 그 사랑방을 바라보다 앉아있다
그러다 다시 집으로 가며
누군가에게는 나도 벙어리이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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