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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의 파란 물고기

 

                                               강복주                                                 

 

겨울은 덩치가 크다던데,

얼음 밑으로 전해져 오는

겨울신에 대한 소식은

파란 물고기를 극으로 움직이게 했다

 

물고기가 가기엔 먼 곳

그러나 극이 주는 짜릿함에

물고기는 근원에 다가갔다

 

남쪽에는 여기에 없는 것들이 있대

겨울은 덩치가 크니까 남쪽으로 갈 수 있을 거야

 

파란 물고기는 빙하에 자신을 얼리고 남쪽으로 내려갔다

아무도 못 건들겠지

 

그러나 잠에서 깬 파란 물고기는

자신이 이제는 파란 물고기가 아닌 것을 알았다

빨간 물고기

그렇게 보였다

 

난 파란 물고기야

 

물고기는 포기할까 싶었지만

애써 남쪽으로 헤엄쳤다

자신이 지니고 있던

모든 것을 잃은 채

 

도착했을 때 알게 되었다

그 곳에도 빙하가 있다는 것을

겨울신은 그 곳에도 있다는 것을

 

어이 빨간 물고기!

 

누군가가 그렇게 불렀다

파란 물고기는 돌아보지 않고 생각했다

 

난 파란 물고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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