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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

 

                             강복주 

 

 

두터운 옷을 껴입고

속살 밋밋한

어느 뜨겁지 않은 여자

 

싸고 건강한

나를 드러내고 싶지 않아

꽁꽁 싸맸지만

그 옷조차 와작와작 씹어먹으며

맛있다는 말도 없는 사람들

 

오로지 사랑해야지

아픔은 오직 밖에 있는 것

 

모든 옷이 없어졌을 때

아무 것도 아니었지만

스스로만 감쌌던 줄 알았던 의식들이

사람들의 몸 속에 들어가 기름기를 씻고 보호한다

 

장터에 또 찾아올 때

다시 옷을 가득 껴입고

싸게싸게 나가는 속세에 치인 보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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