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작은 시집 1
가면
강복주
2022. 5. 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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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강복주
가면무도회 모임엔
가면을 써야했다
서랍장 안에
깨끗한 가면이 있고
더러운 가면이 있다
더러운 가면을 꺼내어 썼다
내 속은 진실이라고
진실로 깨끗하고 싶어서
더러운 가면을 꺼내어 썼으나
나의 맨 얼굴에도 탄 자욱이 가득하다
이젠 소용이 없다
깨끗한 가면도
오래되고 반쯤은 읽을 수 없는 사용설명서의 남은 흔적
이제 보이지 않지만
쓰여져 있는 것을 뒤늦게 상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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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 벗는 것보다
먼저
씻어내는 것이
여러 가면을 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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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가를 찾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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