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사랑싸움

품이 차갑다하던,

강복주 2023. 6. 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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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이 차갑다하던,

 

                                            강복주

 

시린 날을 너무 걸어왔나봐

내 품이 차갑다하던

너와

차마 다 털어놓지 못하고

앞으로 가야만 하는

 

어느 날에는

눈이 오고 있었어

푸른 패딩으로 껴안아도

바깥은 추웠고

 

내 심장이 아직 뛰고 있다는 사실은

너조차도 모르는 것같아

 

살아서 걷게 되는

이 설원의 끝

삶 자체가 뜨거운 것이라

우리는 입김을 뿜고

 

함께 걸어가면 좋겠지만

이 끝엔 아무 것도 없을 수도 있기에

봄을 기다려보자고

 

행동하지 않는

혀와 눈밭

 

차가운 냉혈은 푸른 색

따뜻한 온혈의 껍데기가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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