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지하철
뱀
강복주
2023. 3. 1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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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강복주
사는 건 뱀의 몸통과 같아서
그 과정과도 같아서
탁탁 끊어진 단면이
전부가 될 수 없어서
구불구불
원칙대로
오른쪽 한 번
왼쪽 한 번
뒤틀며 가고 있어서
뱀이다!
스스로 외칠 수 없는
눈은 스르르
자신과 함께 숨어버리고
여긴 뱀이 아닌
어딘가 중간,
뼈도 보이고
붉기도 하고
잘 모르겠는
어딘가 중간
꼬리로 가면 이제 내가 보일까
내가 뱀인 걸 알아서
좋은 점은 있을까
그래도 간다
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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