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지하철

한 마디 말을 잊지 못할 때

강복주 2023. 3. 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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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 말을 잊지 못할 때

 

                                                   강복주

 

잊어버리면

너도 좋고

나도 좋은데

 

잊어버릴 수가 없을 때가 있어

 

사소하게 흘러 내려 가야 할 것들이

홍수 난 나무에 스치긴 플라스틱처럼

한 마디,

 

사랑한다는 말이

사랑으로 다가가고 싶은데

 

홍수 지나간 자리처럼

쓸쓸하게

남아 있던 말의 뼈

 

의자, 빈집, 상처가 남은

그래도 우리는 다시 일으켜 세울 거야

힘을 모아 깨끗이 청소하는 날

 

잊어버릴 수 없는 것도

얼마간은 지워지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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