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지하철

나무의 겉과 속

강복주 2023. 2. 1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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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겉과 속

 

                                           강복주

 

아름드리 나무를 바라보다

가까이 다가서면

새 쪼아 먹은 자국

갈라진 껍질

벌레

진액

 

상처를 안아보려

팔을 벌리면

그 속에

500년 된 나이테가

오늘도 조금 자라서

두꺼워지고 있을 거였다

 

성장과 통증

작은 씨앗에서 커온

기상은

더 두껍게 커가고 있었다

 

가까이 보았을 때

그 상처가 당신인지

혹은 저 커다란 품이 당신인지

생각할 겨를 없이

우리는 안았다

커 가고 있을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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