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포도

 

                                         강복주

 

여름을 난 신 포도,

바람 불어오는 거실에

 

뚱하니 서있는

정물화의 한 요소처럼

 

너는 몸을 양껏 부풀려

 

웃는 것인지 우는 것인지

씨도 없이 편리하기만 했다

 

이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데

우리는 알알이 주워 먹는다

 

아름다움은 뼈다귀만 남고

편리한 맛은 자꾸만 들어가고,

 

그래도 고도로 너는 발전되어

감히 내일이 없다 할 수는 없었지,

 

여우들이 말한다

포도는 이제 끝났어

 

여우들이 생각한다

여전히 포도를 먹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