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복주 2022. 10. 2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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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

 

                                                  강복주

 

격랑은 잠긴 바위도 깎아내리는가

 

마음의 격랑은

무엇을 깎아내고 비우기 위해

자꾸만 자꾸만 찾아올까

 

환영하지 않는다 하여도

더 뿔난 듯이 돌진해오는

파도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작은 균열은

모든 것을 부딪히게 하고

물은 마르지 않고,

물은 없앨 수도 없고

없어서도 안될 것이다

 

화산이 폭발한 재를 삼키며

여기까지 달려와 위협하고

또 사라져 안심하면

다시 달려와 부서지고

 

진폭을 줄이기 위해 눈을 감고

근원은 과연 줄어들기는 하는 것인가

해일 소리가 들린다.

 

바르게 살려고

착하게 살려고

감사하며 살려고

노력하였는데

모래사장에 적어놓은 뜻은

광란으로 지워놓고 간다

 

격랑,

너는 무엇을 깎아내기 위해 왔느냐

 

해안가의 오래된 절벽들이

층층히 아름다운 광경으로

파도를 맞이하고 있다

 

그것이 아름다운 이유는

잃어버림을 알기 때문일까

저 잠긴 바위는 내 것이 아니고

점점 아름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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