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진주를 비추는 횃불
구겨진 글자
강복주
2022. 10. 18. 11:48
반응형
구겨진 글자
강복주
구겨진 종이는
안에 글자가 있어요
검은 색과
빛바랜 색만을
마음이라고 하지 말아요
검게 눌러쓴
마음을 읽어줄 수 있나요
내가 구긴 그 종이를
한 번 펴서 봐줄 수 있나요
내 손으로 구겼죠
마무리를 해야만 하겠죠
나는 수많은 동그라미더미들을 주워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이젠
검은 색조차
더 깊은 검은색이 되어,
그래요, 그래도 남아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