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복주 2022. 10. 1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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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강복주 

 

늘어져 아지랑이를 피우는 여름의 한 가운데

커다란 차가 무르게 뻘뻘 기어가고

높이 올라간 해가 참으로 별난 계절

짜증이 나는 사람도

활기를 느끼는 사람도

한 그릇씩 비워내며

 

틀림없이 같은 계절

틀림없이 다른 마음

 

더위가 지나가면

에어컨과 선풍기도 지나가겠지

시원함이 없어지고

추위가 와서

그들은 여름을 기다리며 들어가겠지

 

선풍기와 에어컨은

자신의 몸을 가지고

여름이 좋을까,

아니면 내려간 온도가 좋을까

스스로가 시원하면서도

 

요지경의 세상

 

에어컨과 선풍기가 빵빵한 가게에서

뜨끈한 국물을 마시며

아지랑이에 한숨 쉬는 행인,

참으로 별난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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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작년 여름에 썼는데, 시를 올리다보니 계절감각이 없어졌네요.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이번 여름도 고생하셨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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