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복주 2022. 9. 1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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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돔

 

                                       강복주

 

제 자리에만 머물다,

 

이승을 떠날 때까지

그 자리에 가만히 헤엄치는

자리돔

 

도망이라는 법을 몰랐지

 

자리에만 머물러

자리돔이라 했지만

 

돔은 돔이었네

제자리에만 머무는

특별한 돔이었네

 

잡아먹힐 적에도

제 자리에 머물며

그렇게 타고 난 것을

 

그 천진이

귀해

특별히 어부들의 만찬이 된다

 

왜 떠나지 않냐고 물으면,

그저

검게 물든

웃음을 짓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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