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작은 시집 1
그림자
강복주
2022. 2. 2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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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강복주
발밑에 떨어진 그림자를 보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내 모습인 줄 알았던 적이 있습니다
나는 내가 눈코입이 없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어둠보다 더 짙은 어둠이 되어
칼에 베여도 흔적도 남지 않는 줄로
알았습니다
아아 피가 흐를 때에야 알았습니다
내가 생명인 것을
흐느낌을 그치고 얼굴과 몸을 물에 씻을 때
그제야 나는 나를 바로 봅니다
상처를 씻어내고 때 묻은 얼굴을 닦습니다
나는 숨 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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