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갑각류
얼음동굴
강복주
2022. 7. 28. 12:24
반응형
얼음동굴
강복주
꽁꽁 언 마음을 부숴버릴까 두렵다
녹이려고 다가갔는데 깨져버릴까봐 두렵다
내 손바닥은 그대의 얼어붙은 심장과 하나 되어 얼어간다
나의 온기는 겨울 앞에 무력하고
차갑구나
손바닥이 딱딱하구나
태양이 다가오는구나
태양을 질투해야 하는데
태양이 올 때 눈물이 나는구나
마음은 어디로도 갈 수 있다
얼어붙은 우리도 녹아서 떨어졌다
이별은 봄이었다
여름이었다
그대는 살아났고
심장은 깨어버리지 않았다
그대 없는 천국에 올라와
각자 걸었다
멈추지 않고 심장은 뛰고
혼자 되고
닿지 않고
차가움을 기억하는 봄날
그대 없는 천국
얼음동굴 안에도 바깥에도
아무도 없고
꽃이 피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