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복주 2022. 7. 2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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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

 

                                   강복주

 

 

추운 겨울날 사골국물을 부어 만둣국을 끓인다

동생의 도톰한 손이 아쉽지 않게 만두를 넣었다

냉동만두의 피는 금방이라도 째질 것같이

속을 환히 드러내며 투명했다

 

식탁에서 따스함을 기다리며

더 얇아질 수 없는 과정과 절차를 보았다

그 얇아짐을 위해 만두는 수백 번을 뒹굴었을 것이다

그는 투명하게 모든 것을 보여주지만

투명함에서 미처 보이지 않는 핏기가 이전에는 있었을텐데

 

만두는 정갈하게 들어가 있었고

아쉽지 않게 들어가 있었다

 

추운 날 내 속을 덥혀주는

따스한 냉동만두 한 알

나는 과거는 잊기로 했다

겨울을 나는 동안 여름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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