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갑각류
코코아
강복주
2022. 7. 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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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
강복주
열대에서 와서
겨울을 따스하게 덥혀주는 코코아
그에게도 참으로 외로웠을 계절이었다
코코아는 낯선 땅에 와서
자신을 꽁꽁 감쌌다
자신의 땅에 있을 때부터
통에서 며칠을 발효시키고
물로 씻어서 이제는 됐다고 떠났는데
거기서 설탕, 우유, 향료를 더 입어야만 했다
그러다가 너의 진짜를 알았다며
99프로의 카카오를 먹기도 했던 사람들은
역시 너의 본모습은 너무 부담스럽다며
열기가 식었다
코코아는 이제 자신을 적절히 가려서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주는 법을 안다
이제는 몇 프로든 자신이 섞여 있으면 족한다
이제 터를 잡은 코코아
코코아는 이제 여기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생겼기에
고향이 그리워도 여기에 머물러
한 잔의 코코아로, 한 줌의 초코로 사계절을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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