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갑각류

가지 친 뿔

강복주 2022. 6. 2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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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친 뿔

 

                                       강복주

 

 

우리가 태어날 때 뿔이 가득 자라나고 있었다

엄마에게도 울고 떼쓰기를 서슴지 않았다

사춘기까지 뿔은 자라나기만 해서,

그게 서로 엉키어 스스로를 옥죄이는 것을 알았을 땐 사고를 치고 난 이후,

 

어른이 된다는 것은 뿔을 다듬어 가지치기를 하는 것과 같다

없애서야 뿔의 영예를 얻을 수 있겠는가

가지친 뿔은 마음의 단호함이다

뻗어나간 기지다

 

그래서 가지 친 뿔은

뿔을 지닌 신들의 풍요와

뿔을 지닌 신들의 영예가 되었다

 

그래서 뿔을 지닌 그대는

엉키거나 부딪히지 않고

신들의 보호를 받는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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