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작은 시집 1
갈치
강복주
2022. 5. 2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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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
강복주
칼과 닮았다하여 칼치라 부르는 갈치는
밤에만 유영한다
표면에 별빛이 이지러지는 밤의 속내
어두워진 시간, 약한 것들을 노린다
반짝이며 몸을 비싸게 키워나간다
하나하나 조심스레 낚아 올리는 어부들이
그를 체포한다
갈치는 잡혀 들어와 팔딱거리며 제 순위를 묻는다
죄에도 인기 순위가 있다
비싸게 키워나간 몸 덕분에 2등을 한다
고등어! 그놈의 고등어!
칼치는 성질이 나서 기절한다
몸은 키웠을수록 좋다
살집이 순백이다
번쩍이는 비늘 벗겨지고
먹는다, 노릇노릇해진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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