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작은 시집 1
식용유
강복주
2022. 5. 2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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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유
강복주
머리통으로 찔끔찔끔 새어나오는
누군가의 상상
녹아버린 빙판같은 미끄러움이
죽음과 맛의 기로에 섰다
휘황찬란한 황금빛이 지글지글
이 때가 아니면 타버릴 거라고
지금이 기회노라고
죽어버린 것들이 죽음에서 다시 태어날 기회
빙판에서 넘어지고 쏟겨지는 채소들
황금이 투명하게 녹아든다
죽여서 사랑하는 저승사자같은 기름폭포여,
오늘도 적지도 많지도 않게 쏟아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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