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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강복주

 

빈 자리에

공허를 채워

아무도 오지 못하게 했다

 

지나가는 바람은

문을 흔들고

 

두껍게 껴입은 몸은

바람이

내 영혼을 가지고 가는 것을

둔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비워야 채운다는 말,

 

바람이 찬 공처럼

부풀린 몸 안에서

생각이 바람처럼

지나간다

 

문을 흔든다

 

열어 달라고 했지만

바람도 나도

그 말을 한 적은 없었다

 

내 옆자리는 황량한 빈 자리였으나

바람이 머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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